여름이 다가오면서 장마라는 손님도 함께 찾아왔다.
습한 기운이 온몸을 휩싸을 때 쯤 시원하게 쏟아붇는 장대비처럼 굵은 빗줄기들 사이에
잠시 맑은 얼굴을 내어주는 하늘처럼..
어제 내린 비가 산책로를 삼켜버린 '산본천'에도 한 번의 밤이 지나고 여유를 찾았다.
밑둥을 빗물에 내주었던 나무들도..
간신히 끝만 내 놓았던 자그마한 여린 잎들도
오늘은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네...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비 오기 전 그 자리에 머무르기 위하여 뿌리를 내리고..
지금은 어제 빗물과의 사투에서도 버텨내느라 잠시 그 자리에 머물러 쉬는거라고...
그렇게 생각해도 되는거지..?
맑은 하늘 사이로 다시 툭..툭..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런 맑은 공기..그리고 그런 빗방울 정도는 맞아줘야 한다는 생각에..
가방 안에 밉살스럽게 넣어놓은 우산이 그대로 넘어져 있네.. 후훗..
그러다 더 많이 와서 생쥐 꼴 되기 전엔 우산을 써야할텐데..
괜찮아..
괜찮아..
아침 출근길에 '산본천'에서 본 오리(? 천둥오린가.. 그 아이들은 여기에 계속 사는 건가. ) 들이 쓰러진 여린 잎들 위에서 쉬는 중이다.
다리가 길고 온 몸이 하얀 새는..(이름을 모르겠네..) 그 옆에서 사냥 중이신가보다.
살포시 걱정했지..
어제 그렇게 쎈 물살을 보며.. 저 안에 살고 있는 고기들은 어디로 숨은걸까.
혹 쓸려가진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나왔는데..
오늘 이렇게 유유히 노는 오리들 사이에 아직 여린 솜털이 많은 자그마한 막둥 오리를 발견했네..
아.. 그래서 못갔나보구나...
그 사이에 막둥오리보다 조금 더 큰 오리들이 두어마리 더 있는 걸 보니.. 여기서 터를 잡았나보다..
아침에 출근하며 바라보는 '산본천'은 나를 생각하고 미소짓게 만든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내가 있어 다행이라고..
아침에 본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핸드폰으로 찍었지요..
아~ 내가 그렇게 좋아하고 갖고 싶어하던 카메라는 집에서 쿠쿨~zZ 자고 있는데 ..
미안 카메라야.. 그래도 널 사랑한단다
이게 내 마음이래요..
마음은 변하지 않고자 하나
이내 너를 내 마음에서 놓칠까봐
걱정하는 내가 나를 바라보는 그 때
제일 서글픈 시간이 아닐까 싶다... But I love YoU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