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읽고_2020-001 아몬드

꽁's 꺼리

by 사랑지기 2020. 3. 8. 22:33

본문

제목 : 아몬드  ( 손원평 장편소설, 창비 )

초판 : 2017.03.31 ( 초판66쇄발행 2019.09.23)

ISBN : 978-89-364-7 03810

# 기간

2019.1214 ~ 2020.03.02

# 꽁's Pick

삶은 여러 맛을 지닌채 그저 흘러간다. (에필로그 p.258)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가 세상을 만나는 과정을 그려나간 성장기 이야기면서도 어른이라는 존재들은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 어쩌면 내 속내를 드러낸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른들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소설..

 


 


 

>> 내용 중 발췌 그리고 생각들

더보기

에필로그

나에게는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건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이야기는 괴물인 내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 이다. 


책 표지에 기재된 일렉시티미아(즉 감정표현불능증)을 가진사람에 대한 이야기인것 같다. 감정이 없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괴물'이라고 말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p.15~16

아이는 이미 맞은 지가 너무 오래된 듯 저항을 하지도 소리를 내지도 못했다. 그저 헝겊 인형처럼 이쪽저쪽 내팽개쳐지고 있을 뿐이었다.

(중략)

빨간 물감을 뒤집어 쓴 것처럼 아이의 온몸이 피로 물들었다. 나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보였다. 열한살이나 열두살, 그러니까 내 나이의 두배쯤. 그런데도 형이라는 생각은 안들고 아인 것만 같았다.  아이의 가슴이 갓 태어난 강아지처럼 짧고 얕은 숨을 빠르게 달쌀거렸다. 꽤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빨간 물감'이라는 표현에서 무서움, 공포등을 이유로 자리를 필텐데 피하지 않고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감정적 표현은 없다. 상황인지는 하나 그에대한 감정은 없다. 

 

 p.29

누구나 머리속에 아몬드 두 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 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히 박혀있다. 크기도 생긴것도 딱 아몬드 같다. 복숭아씨를 닮았다고해서 '아미그달라'라든지 '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불이 드들어온다. 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머리속의 아몬드는 어딘가 고장이 난 모양이다. 자극을 주어져도 빨간불이 잘 안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장자에 불과하다.


 주인공의 상태에 대한 설명, 일렉시티미아(Alexithymia)인 것인가...

 

p.50~51

책은 달랐다. 책에는 빈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단어 사이도 비어있고 줄가 줄 사이도 비어있다. 나는 그 안에 들어가 앉건거나 걷거나 내내 생각을 적을 수도 있다. 의미를 몰라도 상관없다. 아무 페이지나 펼치면 일단 반쯤 성공이다.

  나는 너를 사랑하겠노라

  그것이 죄가 될지 독이 될지 혹은 꿀이 될지 영원히 알 수 없더라도, 나는 이 항해를 멈추지 않으리

  (중략)

글자를 씹듯이 읆미하며 목소리로 내뱉는다. 계속 계속, 외울 때까지 계속, 같은 말을 여러번 되뇌면 말의 뜻이 흐릿해지는 때가 온다. 그러다 어느순간 글자는 글자를 넘어서고, 단어는 단어를 넘어선다. 아무런 의미없는 외계어처럼 들린다. 그럴때면, 내가 헤아리기 힘든 사랑이니 영원이니 하는 것들이 오히려 가까이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 


책을 통해 상황에 대한 이해, 경험을 채우는 주인공 윤재 

 

p.90

부모는 자식에게 많으걸 바란단다. 그러다가 안되면면 평범함을 바라지. 그게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말이다, 평범하다는 건 사실 가장 이루기 어려운 가치란다.

(중략)

박사의 말대로 평범하다는 건 까다로운 단어다. 모두들 '평범'이라는 말을 하찮게 여기고 쉽게 입에 올리지만 거기에 담긴 평탄함을 충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쉽게 말하는 '평범'이라는 단어는 어려운 단어이다. 나는 평범하다고 생각하나 다다른이들은 모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단어는 있으나 그 기준은 아주 모호한 단어.

 

p.92

문이 열리는 순간,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나를 괴물과 만나게 한 사람, 내 삶에 그 아이를 끓어드린 남자

(중략)

나를 본 순간 남자의 눈동자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머잖아 그를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중략)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들은 자기도 모르게 머리속에서 조건과 과로 나뉘어 차곡차곡 쌓인다. 그러다보면 비슷한 상황이 주어졌을 때 무의식적으로 결과를 예측하게 된다. 그러니까 예감이란, 사실은 매우 인과적인 데이터다. 과일을 믹서에 갈면 주스가 될 것을 아는 것처럼, 남자가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나에게 그런 '예감'을 주었다.


엄마의 친구 빵집 심박사 이후 새롭게 만난, 새로운 사건을 암시하는 남자 윤권호

 

p.97

'딱히 해가 되지 않는다면 도와주는 편이 좋다.' 할멈의 조언이 떠 올랐다. 다음 날 그가 다시 찾아왓을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곤이를 먼저 알았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다. 그 선택으로 인해 나는 내 의도와 상관없이 곤이에게서 뭔가를 영원히 빼앗아 버린 거였으니까.


곤이는 누구일까. 곤이의 뭔가는 무엇일까 

 

p.103

향을 피우고 절을 했다. 죽기 전에 아줌마는 그렇게 바라던 소망을 이뤘다. 아들을 만나는 것, 적어도 그렇게 알고 갔다. 진실을 알았더라면 그녀는 조금더 불행했을까.

(중략)

발걸음을 돌리는데 갑자기 공기가 서늘해졌다. 그 공기는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엄청난 힘을 가진 침묵의 습격을 받은 것처럼, 사람들이 일제히 입을 닫았다. 혹은 벌린 상태로 말을 멈췄다. 그들이 시선은 약속이나 한 듯 한 곳으로 향했다. 그 고공세는 그 애가 있었다.


 선의의 거짓말, 그녀는 정말 행복하게 눈을 감았을까

 

p.128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사형수 출신 미국작가 P.J.놀란) 그는 무슨 의미로 그렇게 썼을까. 도와 달라는 손짓이었을까, 아니면 깊은 원망이었을까.

엄마와 할멈에게 칼을 휘두른 남자와 곤이는 P.J.놀란 같은 타입이었을까. 아니면 P.J.놀란과 가까운건 오히려 나였을까.

나는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내겐 곤이가 필요했다. 


호기심 그리고 궁금증의 시작.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찾기위해 곤이를 수단으로 선택한 주인공 윤제. 곤이와 어떤 것들을 나누게 될지 궁금해진다

 

p.158

어느새 곤이의 얼굴이 뒤틀려 있었다. 소각장에서 내게 발길질하던 그 날로 돌아간 것 같았다. 곤이는 나비에게 뭔가를 더 해보려 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날개도 없이 몸에 바늘이 꽂힌 채 빙빙도는 나비는, 더 이상 나비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다. 벌레는 온 몸으로 고통을 표현하고 있었다. 앞,뒤,옆으로 빙빙 돌며 초라해진 모습으로 사력을 다했다. 그만두라고 외치는 걸까. 끝까지 고 싶어서 그런 걸까 그저 본능일 거다. 감정이 아닌, 감각이 주는 본능


감정이 없어 통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인공 윤재에게 나비를 통해 본능을 알게 해주고 싶은 곤이의 노력. 이런것이 본능임을 알게 되었을까?

 

p.161

몰랐던 감정을 이해하게 되는게 꼭 좋기만 한 이일은 아니란다. 감정이란 참 얄궂은 거거든. 세상이 네가 아알던 것과 완전히 달라 보일거다. 너를 둘러싼 아주 작은 것들가지도 모두 날카로운 무로 느껴질수도 있고, 별거아니 표정이나 말이 가시처럼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지. 

길가의 돌멩이를 보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대신 상처받을 일도 없잖니. 사람들이 자신을 차고 있다는 것을 모르니까. 하지만 자신이 하루에도 수십 번 차이고 밟히고 굴러다니고 깨진다는 걸 '알게 되면', 돌멩이의 '기분'은 어떨가. 이 예조차 아직은 네게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감정이라는 호기심이 궁금해지는 주인공 윤재.

상처받지 않기위해 나만의 방법으로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데 그런 감정이 없다면, 맨 몸으로 세상에 내 놓인 듯한 상태일까. 어릴적 엄마가 혼내면서 속옷만 입고 집 밖으로 쫒겨난 상황에 대한 공포감 이라는게 그런 기분과 같이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p.170-171

곤이는 그저 자신의 인생을 살았을 뿐이다. 버려지고 헤집어지고 때로는 지저분하다고 말하기에 충분한 인생을, 십육년의 삶을 말이다.

(중략)

곤이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단순하고 투명했다. 나 같은 바보조차 속을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세상이 잔인한 곳이기 때문에 더 강해져야 한다고, 그 애는 자주 말했다. 그게 곤이가 인생에 대해 내린 결론이었다. 우린 서로 닮을 수는 없었다. 나는 너무 무뎠고, 곤이는 제가 약한 아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 센 척만 했다. 

(중략)

사람들은 곤이가 대체 어떤 앤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단지 아무도 곤이를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서로 다르기에 친구가 될 수 있는건 아닐까. 또는 아픔이 있기에 그 살처를 서로 보듬어주는 사이가 되어가는 하나이 단계일지도 모른다

 

p. 174

도라는 곤이와 정반대 지점에 서 있는 아이였다. 곤이가 고통, 죄책감, 아픔이 너지 알려주려 했다면 도라는 내게 꽃과 향기, 바람과 꿈을 가르쳐 주었다. 그건 처음듣는 노래같았다. 

도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노래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꿔부를 줄 아는 아이였다.


인생의 한 모습(면모)를 보는 것 같다.

고통만 있는것이 아닌 기쁨을 주는 것들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곤이.도라를 통해 표현하는 것 아닐까.

도라의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꿔부를 줄  아는 그 능력'이 부럽기도 하고 샘이나기도 한다. 어찌해야 그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싶다.

 

p.178-179

- 난 사랑이 실없는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도 무슨 대단하고 영원한 것처럼 말하는게 꼴 같잖아. 난 그런 물렁한거 말고 강한게 좋다.

- 그래 강한거, 쎈 거, 상처받고 아파하는 거 말고 차릴 내가 상처 주는 쪽을 택하는 거야


이미 알아버린 상처의 아픔을 알기에, 더는 그런 아픔이 싫어 아닌척 하지만, 이전보다 더 사랑받는 것을 갈구하고 있는 곤이의 마음인 것 같다. 여리고 여린 아이는 그 속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더 강하게 부정하는 모습이 안타깝구나

 

p.179  >> 꽁's Pick !!!

언젠가 공을 들여 '愛'를 쓰고 있는 할멈에게 엄마가 물은적이 있다.

- 근데 엄마, 그거 무슨 뜻이지 알고나 쓰는거야?

할멈이 도끼눈을 떳다.

- 그럼

그러더니 낮게 읊조렸다.

- 사랑

- 그게 뭔데?

엄마가 짖궂게 물었다. 

- 예쁨의 발견


부모는 아이를 갖게되면서부터 예쁨을 발견하고 자식은 그 자식을 낳으면서 예쁨을 확인하며 부모에 감사함을 표현하며 조금이나마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니 그 자식이 무엇을 해도 자식을 사랑하는 수 밖에

'예쁨의 발견' 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아 먹먹하게 한다

 

p.182

도라 주변엔 늘 친구들이 있었고 같이 급식을 먹는 무리도 있었다. 하지만 그 무리는 일정하지 않았다. 외톨이는 아니였지만 특별히 친한 친구가 있는것도 아니였고, 누구와 집에 가건 누구랑 밥을 먹건 크게 신경쓰지도 않는것 같았다. 때로는 혼자 다녔다. 그러면서도 왕따를 당하거나 겉돌지 않았다. 그저 자기 스스로 존재하는 아이 같았다.


곤이와 주인공 윤재와는 다른 도라. 스스로 존재하는 아이..

누구를 또는 누구와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이가 되고 싶다.

 

p.223

나는 알고 있다. 곤이가 착한 아이라는 걸, 하지만 구체적으로 곤이에 대해 말하라면 그 애가 나를 때리고 아프게 했다는 것, 나비를 찢어 놓았다는 것, 선생에게 패악질을 부부리고 아이들에게 물건을 집어 던졌다는 것 밖에는 말할게 없다. 언어라는 건 그랬다. 이수와 곤이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거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 그냥 알아요. 곤이는 좋은 애에요


언어가 가진 힘은 무한하다. 하지만 그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말로는 다 표현이 불가능하지만 그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우리는 언어 이외의 다른 수단을 이용한다. 진심을 전하기 위한 행동. 표현들, 대화들... 그런 것들이 녹아들어 '너'와 '나'가 우리가 되기도 한다. 그 반대가 되기도 하지만.. 쩝.

 

p.238

그런 류의 조직에서 인정받으려면 그럴듯한 무용담, 혹은 훈장이 필요하다. 곤이가 아이들에게 맞으면서 버틴 것도 그런 통과 의례 때문일 거다. 하지만 나는 그런게 모두 약하다는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강한 것을 동경하며 생기는나약함의 표현.

내가 아는 곤이는 단지 철이 덜 든 열일곱의 남자아이일 뿐이다. 약해 빠진 주제에 강한척 하는 물러터진 놈.


강인함(강함)이란 힘으로만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표현하기 위해선 기본부터 탄찬히 채워나가야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 '힘'이라는 한가지를 나타내고자 하는 욕망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  결국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는것. 나는 절대 모래위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모래 위에 성을 차곡차곡 쌓고 있을 수도 있다. '절대'라는 말도 단언할 수 없는게 요즘 세상이니까.

 

p.234-244

나비의 날개를 찢던 날, 곤이가 내게 무언가를 가르치려다가 실패한 그날, 어스름이 내리던 무렵, 바닥에 짓이겨진 나비의 잔해를 닦아내며 곤이는 몹시 울었다. 

- 두려움도 아픔도 죄책감도 다 못 느겼으면 좋겠어

눈물 섞인 목소리였다. 나는 조금 생각한 후에 입을 열었다.

-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러기엔 넌 너무 감정이 풍부하거든, 넌 차라리 화가나 음악가가 되는 편이 더 어울릴 걸.

곤이가 웃었다. 물기 어린 웃음을.

(중략)

그때 우리는 여름의 정점에 있었다. 여름, 과연 그런 때가 있기나 했던걸까. 모든게 푸르고 무성하고 절정이었던 때가, 우리가 함께 경함한게 정말로 진짜 였을까. 

(중략)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척하는 사람들,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지 도무지 알 수 가 없었다.


지나간 시간들 속에 그런 날이 있었던가 싶을 때가 있다. 아련하게 꿈만 같던 그런 시절들.

이미 지나간 것이어서 그런 것인지, 알면서도 내면 속에서 좋은 감적으로만 기억하고 싶어서 덮어버린 것인지 모를 기억과 시간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척 했던 날들, 그리고 지금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그렇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볼 때 진정 나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여전히 헷갈리는 삶이다

 

p.245

'너무 멀리 있는 불행은 내 불행이 아니라고' 엄마는 그렇게 말했었다.

(중략)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복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아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였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내/외적으로 외면이 익숙해진 요즘, 내가 아니여서, 내 주변이 아니여서 닿행이라고 생각하며 외면했던 시간들이 있다. 그렇게 진짜가 아닌 가짜로 세상을 셀아가는 중이다.

 

p.251-252

내가 누워 있는 동안 거짓말처럼 엄마가 깨어났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무언가를 엄마가 해낸 거다. 그런데 엄마는 다르게 말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무언가를 내가 해냈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뭔가를 더 설명하고 싶은데, 그동안 있었던 일을 어디서부터 얘기하면면 좋을까. 갑자기 뺨이 뜨겁다. 엄마가 뭔가를 닦아준다. 눈물이다. 어느새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 내가 운다. 그런데 또 웃는다. 엄마도 마찬가지다.


 

 

에필로그)  >> 꽁's Pick !!!

삶은 여러맛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든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길 수 있는 딱 그 만큼을.

 

관련글 더보기